부산 광안리 뜨라또리아 단테 [10.0/10.0]
* 본 게시글은 PC에서 작성되었으니 대충 알아들으라는 문장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10점일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이 가게 이상의 파스타를 겪은 적이 없다.
이 정도 밑밥이면 다 읽어주지 않을까?
시작,,
어차피 구미가 당기면 다들 위치는 찾아보실테니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아마 이 가게를 알았을 땐 어느 해의 가을에서 겨울로 막 넘어가기 시작하는 즈음이었다.
저녁을 같이 할 사람이 단순히 카카오 리뷰만 보고 난데없이 고른 가게였다.
아마 리뷰가 10개도 안되었을듯,,
그렇게 가서 처음으로 pasta fresca라는 걸 경험했다.
건면 파스타야 흔하지만 그 땐 한국에서 생면 파스타를 쉽게 못 보기도 했고 여긴 부산이라 더더욱 처음이었다.
투박하고 독선적인 말투로 설명되어있는 메뉴,
우리집은 커피집이 아니니 맛있는 커피는 딴 데 가서 먹으라는 말이 생각난다.
사장님이 직접 하신 말씀은 아니고 실제 메뉴판에 그렇게 적혀있었음,,
나도 커피하면서 온갖 독선은 다 생기고, 주변에서 그런 사람도 많이 봤다.
그만큼 요식업에서 독선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한 자부심과 실력이 있다는 반증처럼 느끼기도 한다.
가게 유래나 사장님의 독선적인 메뉴판은 가서 겪기로 하고(?) 우리 사장님의 찬을 보자!
사진기준 한 6월에 방문했으니 현 시점에서는 메뉴가 바뀌었을거다. 제철 재료와 꾸준한 연구로 계속 메뉴를 개편하신다.
이 가게는 기본적으로 직접 하신 식전빵, 식후빵(?)이 제공된다.
우선 식전빵은 무어냐,,
통깨 그리시니와 치아바타!
이 가게에서 직접하지 않으시는 메뉴는 없으니까 아이쿠 무셔하고 한입에 먹어버려야 한다.
특히 그리시니는 내가 생전 먹은 그리시니 중에 단연 최고였다.
그런데 사장님은 자기 그리시니 별거 없다는 듯 말씀하시는데 아주 자꾸 찾아가서 돈쭐을 내버려야한다.
그렇게 정신 못차리고 먹고나면 다음 놈이 나오는데,,
청포도 샐러드.
사실 보기에는 별거 아니다. 아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저 풀도 직접 키우시는게 섞여있다면 어떨까,, 사실입니다
너무 달고 맛있는데, 내가 먹은 시즈닝 중에서도 가장 옅으면서도 향이 진하고 킥이 화려하다.
게다가 종종 마주하는 제스트, 치즈, 접시,, 아차ㅏ,, 접시는 먹으면 혼난다.
얼마전에 인스타그램 염탐하다 특가에 사셨다는걸 봤기 때문에 접시는 먹으면 안돼,,,
지금은 부산에 살지 않지만, 이 가게 때문에라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내려가는데,
사장님은 단골에게 너무 후하셔서 가끔 샐러드도 서비스로 주신다.
그래서 샐러드를 그냥 시켜먹는게 마음편하다.
이래저래 건드려본 입장에서 사장님은 돈을 진짜 많이 안남기는듯 해서,
이것까지 얻어먹으면 앞,뒤(?) 에반데? 싶다.
그렇게 안티 파스티를 끝내고 나면 다음은 프리모!
아마트리치아나!
부산사람에게 블루베리스무디 해보라하듯 아마트리치아나 해보라고 하는 것도 재밌을거같다.
권장.
여튼 아마트리치아나는 클래식하게 부카티니 면을 쓰셨고,
삼겹살을 어떻게 한건진 모르겠는데 새콤달콤매콤하게 만드셨다.
식감도 뽀득뽀득하다.
보통의 아마트리치아나는 관찰레나 판체타를 쓰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숙성육을 구하기는 어려우니 어떻게 방법을 만드신게 아닐까,,
대부분 파스타집은 대충 베이컨 때려넣고 K트리치아나 라고 판다(?).
나는 맵찔이라서 먹다가 호호 헤헤 거렸지만 맵찔이도 맛은 안다.
너무 맛있었다. 매운데도 재구매 의사가 있을 정도,,
내가 파스타를 하나만 시켰을까?
누가 파스타를 하나만 먹니?
세이지버터 딸리올리니다.
사장님 말씀으론 이걸 남기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그만큼 호불호가 강하시다는건데,,
딸리올리니는 딸리아뗄레보다 조금 더 얇은 생면 파슽,,
됐고 접시까지 훅-
세이지도 직접 키우시는 듯 하다. 저번에 인스타 염탐하다가 봤다.
맞다 나 사실 사장님 덕질한다.
어쨌든 천상의 맛!
한 네번은 먹은 것 같다.
그렇게 정신못차리다 보면 원래 후식으로 쿠키와 차를 주시는데,
샐러드를 시키니까 왜 돌체를 서비스로 주시는걸까.
사장님 왈 "이번에 젤라또를 만들어 봤는데 ,, (조금의 정적) 별롭니다."
나 : ???
손님에게 내놓을 건 아니라서 단골들 대상으로 조금씩 나눠주고 있으시다고 한다.
먹어보니 사장님 기준 왜 불합격인지는 알겠다만, 나는 괜찮았다.
내가 가게를 판단할 때 자기가 만든 물건을 별로라고 하고 처분하는 가게는 모조리 훌륭한 가게였다.
(그런 의미에서 잠깐 홍보하자면 '카페 데니스' 사장님도 자기가 피드백 하고 맛없으면 커피 그냥 버림)
여튼 그렇게 정신못차리고 또 입을 차갑게 식히고 나면
레몬밤과 칸투치(비스코티)를 내어주신다.
이제 칸투치 말고 다른걸 하신다는데, 볼품없어서(?) 더 좋은걸 하시려고 한다는데..
무슨소린진 모르겠지만 여튼 마무리도 너무 행복하다.
아무나 간다고 서비스를 준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왜 서비스를 주지 않냐고 생각하지도 말았으면 한다.
아까 말했듯 사실 그냥 사먹어도 사장님 돈 별로 안남을거다..
아무튼 원래 추천을 안하고 나만아는 맛집으로 두려했는데,
이제는 구글에서도 뜨라또리아라고 치면 자동완성 세번째에 위치할 정도다.
맛만봐도 사실 당연히 잘 될 수 밖에 없었는데, 내심 아쉬운 감정도 들고 기쁘기도 하고,,
아주 손님이 없고 한적할 시절부터 다녔던 가게라 꼭 한 번 다루고 싶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게라 더 말할 것도 없고..
사장님이 조금 무뚝뚝하고 독선적이어서 나쁜 것 처럼 오해하는 리뷰도 많이 봤다.
천천히 물어보면 다 대답해주시니까 여유를 가지고 돈쭐내러 가자.
사장님께(?)
이 글을 보실리 없겠지만,
처음 갔을 때 비스크 라비올리 위의 그 제스트와 따야린의 제우스가 아테네 낳는 맛을 잊을 수 없어요.
스타벅스 옆 이디야 공략처럼,, 저도 단테 옆 제 가게 공략 하려구요.
그 때 봐요.
총평
가게이름이 단테인건 사장님께서 외국 생활하실 때 성함이 단테여서라고 한다.
나는 단테라 하면 신이 되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무래도 미디어에서 클리셰처럼 소모되는 이름이기도 해서 그럴까,,
하지만 단테 사장님은 신인걸?